이번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다섯 명이고 김관영 전북지사는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공동위원장과 담당 부처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돼 있는지 현장에선 파악할 길이 없었다고 합니다.
2023 세계 잼버리 대회 조기퇴영
조기 퇴영한 미국 측은 자국 잼버리 참가자를 경기 평택 소재 미군 캠프 험프리스 등으로 인솔 중이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화장실과 샤워 시설을 유지·보수하기 위해 의료진 60명과 서비스 직원 700명을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고, 많은 국가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라고 상황을 알렸다.
현재 153개 참가국 중 영국, 미국, 싱가포르를 제외한 150개 국가가 잼버리 캠프지 안에 잔류하는 상태다. 스웨덴,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독일 등도 잔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155개국 청소년이 참가한 이번 잼버리는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
내부적 외부적 소통 부재
어지러운 내부 체계 못지않게 외부와의 소통에도 문제가 많았다. 이날 영국 대표단의 새만금잼버리 퇴영 결정이 대표적이다. 조직위는 영국 BBC 보도로 알려지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다.
새만금잼버리를 유치한 것은 2017년이지만 준비 시점은 훨씬 전이다. 정부가 새만금잼버리를 유치하기 위해 전략을 수립한 것은 2015년으로 알려졌다.
여가부와 전라북도 직원들은 잼버리 개최와 관련해 여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유치 확정 이후 들어간 예산만 약 1000억 원에 달한다.
잼버리 역사를 보면 1920년 영국에서 처음 개최됐다. 목적은 고난의 극기 훈련이 아니다. ‘잼버리’는 ‘Camp’와 ‘Jamboree’의 합성어로 ‘캠프에서 모이는 축제’를 의미한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모여 자연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다.
물론 잼버리는 당초 군사조직에서 시작됐다. 캠핑하면서 독도법도 익히고 밧줄로 로프를 매는 등 준훈련도 한다. 그리고 세계평화의 촉진, 자연친화적 가치관 함양, 국제 이해 증진,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이 나왔지만
부실한 준비를 지적하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보여주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 장관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이제부터 중앙정부가 책임지겠다”라고 발표했다.
이는 마치 “그전까지는 지역(전라북도)이 해서 문제가 있었다”라고 책임을 돌리는 것처럼 보였다. 공동위원장에 이름을 올린 세 명의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현장 점검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 총리는 당연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질의응답도 거부했다.
12일까지 열리는 새만금잼버리가 6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휘체계부터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K-POP 콘서트로 회복될까
온열질환과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의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인 k팝 콘서트가 오는 11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됩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오늘 전북 부안 새만금 잼버리대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k팝 콘서트가 스카우트 대원들이 가장 기대하는 문화교류의 하이라이트라며, 극한 폭염 속에서 기존 일정대로 열릴 경우, 온열 질환 등에 대한 의료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4만 대원들의 격렬한 환호와 함성으로 2시간 진동할 것입니다. 이는 온열 질환 발생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안전관리 문제와 출연 가수들의 출연 문제 등을 종합해, 일정을 11일 저녁으로, 또 4만 2천 석 규모와 관중석의 88%가 지붕이 설치된 점 등을 고려해 장소를 전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며,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 장비와 인력이 계속 보강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냉방버스 132대가 추가됐으며, 영내 셔틀버스도 2배로 늘려 운행 간격이 10여 분으로 단축됐습니다.
의료지원을 위해 의사 17명과 간호사 18명 등 인력 55명도 추가로 투입됐습니다. 대회 기간 청결 문제가 지적된 데 대해서도, 청소 인력 930명을 추가로 배치해, 모두 1천400여 명이 청결과 위생을 관리하고 있다고 조직위 측은 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북 지역 스카우트 일부 대원들은 역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는데, 조직위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며 오늘 조기 퇴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조사 결과 경미한 사안이라 가벼운 경고 조치를 했다고 반박했고, 사건을 접수한 경찰도 성적 목적의 침입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숙한 운영은 국격을 하락
온열환자가 발생하자 주한 외국 대사들이 내려가 참가자들을 급거 귀국시키고 있다. 4000명의 참가자를 보낸 영국이 먼저 퇴소했다. 한국에 우호적인 감정을 지닌 외국 국가들의 혐한의식이 높아질지 걱정이다.
K-팝 신드롬으로 대한민국을 동경하고 아름다운 경치, 음식문화를 즐기러 온 세계 청소년들에게 쉽게 씻지 못할 충격과 실망을 줬다. 그늘막 하나 없는 초원, 37도를 웃도는 기온으로 천막 안은 가마솥이다. 배수가 안 되는 땅, 시원한 물마저 구경할 수 없는 대회장은 그야말로 지옥을 방불한다.
전북도 한 의원이 잼버리대회는 고난을 극복하는 행사이며 이런 고난쯤은 견디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가 사과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잼버리가 무슨 뜻이고 행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안이한 자세가 이번 사태를 만든 것은 아닌가.
